건축주와의 소통에 AI 쓰기 — 설명·기록·분쟁 예방
설계 분쟁의 상당수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설명했는데 못 알아들었다”에서 시작합니다. AI가 실무에서 가장 조용히 도움이 되는 지점입니다.
1. 전문 용어를 건축주 언어로
실무자에게 당연한 말이 건축주에게는 외국어입니다.
| 실무 표현 | 건축주에게 필요한 설명 |
|---|---|
| “일조 사선에 걸립니다” | 북쪽 집의 햇빛을 막지 않기 위해 위층을 계단처럼 뒤로 물려야 하고, 그만큼 면적이 줄어든다 |
| “정화조 용량이 부족합니다” | 사람이 더 많이 쓰는 용도로 바꾸면 오수 처리시설을 키워야 하고 비용이 든다 |
| “대수선에 해당합니다” | 겉보기엔 수리지만 법적으로는 허가가 필요한 공사다 |
| “용적률이 남았습니다” | 법적으로는 더 지을 수 있지만, 주차나 높이 때문에 실제로는 못 지을 수 있다 |
“아래 설명을 건축을 전혀 모르는 60대 건축주에게 말하듯 다시 써 줘. 전문 용어를 쓰면 반드시 괄호로 풀어 쓰고, 왜 그렇게 되는지와 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함께 써 줘. 3문장 이내.”
2. 협의 내용을 기록으로
소규모 건축에서 분쟁이 나는 전형적 경로가 있습니다. 구두로 협의 → 기록 없음 → 나중에 서로 다르게 기억.
- 협의 직후 메모를 두서없이 남깁니다(음성 메모도 좋습니다).
- AI에게 “결정사항 / 보류 / 다음 회차까지 할 일” 세 항목으로 정리시킵니다.
- 건축주에게 그대로 보냅니다 — “오늘 협의 내용 정리해 보내드립니다. 다른 부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 회신이 없으면 그 자체가 기록이 됩니다.
3. 변경 이력 — 추가공사비 분쟁의 핵심
“이건 원래 하기로 한 거 아니냐”가 분쟁의 시작입니다. 변경 이력이 정리돼 있으면 대부분 정리됩니다.
- 협의록을 시간순으로 넣고 “요구사항이 바뀐 지점만 뽑아 달라”고 합니다.
- 각 변경에 대해 누가 요청했는지, 언제인지, 비용 영향이 논의됐는지를 표로 정리합니다.
- 비용 영향이 논의되지 않은 변경이 있으면 그것이 위험 항목입니다.
4. 어려운 이야기 전하기
예산 초과, 일정 지연, 인허가 반려. 전하기 힘든 소식일수록 문장이 중요합니다.
“아래 상황을 건축주에게 알리는 메시지를 써 줘. 규칙: ① 상황을 먼저, 변명은 나중에 ② 원인을 사실로만 ③ 선택지를 2~3개 제시 ④ 각 선택지의 비용·기간 영향을 명시 ⑤ 사과는 한 번만.”
③번이 특히 중요합니다. 문제만 전달하면 불신이 생기고, 선택지를 함께 주면 상의가 시작됩니다.
5. 하면 안 되는 것
- 보내기 전에 안 읽기 — AI가 쓴 문장을 그대로 보내면 사고가 납니다.
- 약속을 만들게 하기 —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도는 괜찮지만, 기한·금액을 AI가 채우게 하면 안 됩니다.
- 법적 판단 문장 — “계약상 저희 책임이 아닙니다” 같은 문장은 사람이 판단해야 합니다.
- 과도한 격식 — AI 기본값은 너무 딱딱합니다. “편한 존댓말로”를 지정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건축주와 나눈 대화를 AI에 넣어도 되나요?
개인정보와 비밀유지 문제가 있습니다. 이름·연락처·지번을 지우고 내용만 넣으면 정리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회사가 계약한 도구를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Q. 메시지가 너무 AI 같다고 합니다.
기본 문체가 격식 위주라 그렇습니다. “평소 문자 보내듯 편한 존댓말로, 문장은 짧게”를 지정하고, 내가 자주 쓰는 표현을 예시로 주면 크게 자연스러워집니다.
Q. 분쟁이 이미 생겼는데 AI가 도움이 되나요?
기록 정리에는 도움이 됩니다. 협의록·문자·메일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쟁점별로 묶는 작업은 잘합니다. 다만 법적 대응 방향은 변호사와 상의해야 합니다.